삼 학년인 오빠 혁이는 말놀이를 잘한다. 일 학년 정이의 눈에는 거의 ‘국어사전’ 급이다. 질 게 뻔한데도 정이는 오빠와 ‘끝말잇기’를 시작한다. 오늘따라 단어가 잘 떠올랐는데, 오빠가 제시한 ‘카드뮴’ 때문에 또 지고 만다. 국어사전 같은 오빠가 사전에도 없는 단어를 꺼낼 줄이야! 딱밤까지 맞고 정이는 마음이 상한다. 그때 엄마는 정이와 혁이에게 가운데에 ‘디’를 넣은 말을 잇는 ‘디 말놀이’를 제안한다. 사전에 없는 말이어도 되고, 이기고 지는 것도, 벌칙도 없는 말놀이에 가족들은 푹 빠진다. ‘다디단’은 아주 달다는 뜻이니까 ‘봄디봄’은 ‘많이 봄 같다’는 뜻이고, ‘몰래디몰래’는 ‘많이 몰래’라는 뜻이겠지? 디 말놀이를 통해 정이와 혁이는 말의 맛, 말놀이의 재미를 깨닫는다. 말의 의미를 스스로 확장시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