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을 한 번만 안아봐도 될까요?”
한국 SF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소설가 김초엽의 행성어 서점은 14편의 낯설고도 감각적인 이야기입니다. 수술 후유증으로 무엇이든 몸에 닿으면 끔찍한 고통을 느끼는 ‘접촉 증후군’ 환자 파히라(「선인장 끌어안기」), 뇌에 통역 모듈을 심어 수만 개의 은하 언어를 알 수 있는 세상에서 시술 부적응자로 살아가는 교수(「행성어 서점」), 폐허 직전의 휴게소 한 편에 위치한 기이한 식당의 의문투성이 주인(「지구의 다른 거주자들」) 등은 이 세계의 별종이자 이방인들입니다. 나와 다른 이의 삶을 우리가 직접 마주 함으로써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함을 인식하고, 긍정하고, 더 나아가 공존하는 법을 모색해 볼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