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Book's Day
2024. 11. 20 수요일 오후 2시~5시
동아리 토론실 2번방 5명 모임
낭독 및 아주 짧은 토론
안인모 <루브르에서 쇼팽을 듣다>
~p193
19세기 예술가들은 문학, 음악, 미술 모든 영역을 넘나들며 예술을 향유한다. 소설가 상드와 음악가 쇼팽은 9년동안 연인이었다. 이들은 초상화로도 이별을 하게 되는데 그 사연이 솔깃하다. 당시 문학계의 센 언니 상드는 2년여에 걸친 끈질긴 구애로 쇼팽의 마음을 얻게 된다. 상드는 잘 나가는 화가 들라크루아에게 자신과 쇼팽의 모습을 그려달라고 요청한다.
드레스를 입은 상드는 오른손에는 바느질감을, 왼손 손가락 사이에는 시가를 끼운 채 쇼팽의 음악에 빠져있다.
상드는 먼저 사랑을 시작했듯이 이별 통보도 먼저 한다. 그리고 곧바로 새로운 사랑을 이어간다. 쇼팽은 무리한 연주 여행으로 병세가 악화되고 작곡에도 제대로 몰입하지 못한다. 아쉽고 야속한 마음을 어쩌지 못한 쇼팽은 상드와 헤어진 지 2년 만에 눈을 감게 된다.
두 사람을 그린 그림은 들라크루아가 세상을 떠난 후에 그림의 소유자가 두 동강을 내버린다. 두 점으로 나누면 가격을 두 배로 받을 수 있으리라는 욕심으로. 그림 속 상드와 쇼팽 사이를 교묘하게 잘라낸다. 쇼팽은 가슴까지 많이 잘리고 상드는 손 아래까지 조금 잘린다.
쇼팽과 상드의 초상화는 헤어져 서로 다른 곳에서 관람객을 만나고 있다. 쇼팽의 초상화는 파리 루브르 미술관에, 상드 초상화는 덴마크 코펜하겐의 오르드룹고드 미술관에 있다. 쇼팽과 상드는 그림에서도 이렇게 이별한다.
이후 알려지지 않은 화가에 의해 두 점의 그림은 다시 만나 새로 그려진다. 당시 사랑으로 넘쳐난 도시 파리는 이렇게 이별 또한 넘쳐났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
- <이별의 노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