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8월 14일 수요일 오후 2시~5시
*장소: 토론실 1번 방
*인원: 5명
*형식: 낭독 및 아주 짧은 토론
*책명: 패트릭 브링리의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6장. 예술가들도 메트에서는 길을 잃을 것이다
7장. 우리가 아는 최선을 다해
8장. 푸른색 근무복 아래의 비밀스러운 자아들
9장. 예술이 무엇을 드러내는지 이해하려고 할 때
10장. 애도의 끝을 애도해야 하는 날들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라는 책의 원제는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이다. 저자 패트릭 브링리의 감성으로 어울리는 제목이다. 한국어판의 제목을 바꾼 이유가 뭘까로 우리는 분분했다. 정답은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책이 팔려야 하지 않았을까로 이해한다.
P230. '작은 사람들한테는 작은 힘이 어울리지… 인생이 그래.' 기대했던 것만큼 사람들은 웃지 않는다. 이야기의 마지막이 무겁게 끝나자 사람들은 엄숙하게 고개를 젓고 "빌어먹을…"이라고 중얼거리며 이런 차원의 도덕적 부패에 대해 곱씹어 생각한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신발 바닥의 붙은 껌 같은 취급을 받아본 경험이 있다. 한 번씩 당신은 경비원 따위일 뿐이라는 걸 아주 확실하게 상기 시켜주는 녀석들을 겪지 않고는 경비원으로 일할 수 없다.'
이 부분에서 회원 한 분이 경비원의 대체어로 적당한 직함을 생각했는데 뮤지엄 가드? 전시실에서는 보통 지킴이라고 하는데 고가의 예술품을 다수 소장한 메트에서는 좀더 강한 포스가 필요할 것 같다.
한 유투버가 패트릭 브링리와 인터뷰한 방송을 찾아서 시청했다.
패트릭 브링리는 인문학적인 소양이 다분하다. 공부도 인문학을 했다. 그가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이랄까 그의 철학을 이해하게 됐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글도 글이지만 내 생각과 접점을 이루는 부분이 많아서 호감도가 상승했다.
접점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을 정리한다.
예술은 인생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예술작품은 공부하는 것이라기보다 먼저 느끼는 것이다.
누구나 정성을 들여서 뭔가를 만들어 본 경험이 있듯이 예술가에게 작품이 그런 것이다.
위대한 예술품은 나만의 소유가 아니라 세상과 나눠야 한다.
...
가령 미술재단이 패트릭 브링리에게 연락해서 우리 미술관을 전 세계에 알려줘서 고맙다. 한 작품을 허락한다면 어떤 그림을 고르겠어요?
"그리스 동전을 갖고 싶어요.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언제든지 꺼내서 아테네 고전 시대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럴 수 있다면 정말 좋겠네요. 굳이 그림을 가져야 한다면, 피터르 브뤼헐의 작품 <곡물 수확>을 고를게요. 거대한 창문 같은 멋진 그림이죠. 1565년 작품인데 16세기 네덜란드를 그대로 표현했어요. 그 작품은 정말 아름다워요. 그림과 관계를 형성하고 나면 색채의 조화가 더 놀랍게 느껴져요. 저 멀리 지평선까지 펼쳐져 있는 황금빛 들판을 보면 마치 예술가의 놀라운 발명품처럼 느껴져요. 아주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일에 지친 소작농 아홉 명이 배나무 아래에 함께 앉아서 식사를 즐기고 있어요. 저는 그게 삶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함께 하는 사람들과 삶의 전면에 있고 이해할 수 없는 거대한 세계가 우리 주변으로 펼쳐져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