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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_META_TITLE_ 휴관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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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다독] [다독다독] 글쓰기 모임(4/12)

작성자
문*
작성일
2023.05.23.
조회수
7,617
첨부파일
ㅇ 모임일시 : 2023.04. 12. 20:00~22:00
ㅇ 참가인원 : 4명
ㅇ 누적인원 : 240명
ㅇ 글쓰기 모임
. 월 단위로 주제에 맞게 글쓰기 모임을 진행 중입니다.
. 글쓰기 참여자 및 리스너 분들을 통해 카카오톡 보이스룸을 활용하여 글쓰기 진행 중입니다.
. 4월의 주제는 벚꽃과 봄입니다.


* 한 참여자의 글을 공유 드립니다.

세 가지 거짓말과 한 가지 진실 - (소설)

네. 오늘은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만우절입니다. 2022년 4월 1일. 오늘을 그동안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올해는 2023년이라구요? 제가 말했지 않습니까. 오늘은 만우절이라고요. 1분 1초도 계산하고 계획하면서 살아가는 제가 설마 연도를 헷갈렸을까요. 아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만우절을 기다렸다는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오늘 반드시 할 말이 있거든요. 하지만 믿지 않으셔도 상관없어요. 제가 이제부터 하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 말에 대한 믿음이 저절로 생겨날 테니까요. 원래 믿음이란 명확한 근거보다도 뉘앙스에서 오는 것일 테니까요.

- 첫 번째 거짓말
얼마 전에 한 친구와 차를 타고 카페에 갔습니다. 아니 바다에 갔습니다. 아직도 헷갈리네요. 네비에는 카페의 이름을 찍었으나 그 앞에 바다가 펼쳐져 있고 카페 벽면이 통유리로 되어있지 않았다면 가지 않았을 테니, 목적지가 바다라고 하는 편이 낫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결론 내리기에는 사실 저는 바다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산과 바다로 밸런스게임을 한다면 한치의 고민도 없이 산이라고 찍을 정도로요. 참고로 산은 1년에 두어번 갈까 말까한 정도입니다. 바다는 냄새가 나거든요. 바람도 세고 신발도 더러워지고요. 그래서 필히 카페 안에서 바다를 봐야만 했던 것이죠. 그렇게 생각하면 목적지를 카페라고 하는 편이 좀 더 맞겠네요. 그래서 네비에도 카페명을 적었던 것이겠죠. 그런데 그 카페 앞에 도착하였음에도 선뜻 카페 안으로 발길을 옮길 수가 없었습니다. 카페 앞 바다가 썰물이라 온통 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말이 뻘이지 한창 작업 중인 공사장처럼 더럽고 지저분해 보였습니다. 저는 카페 앞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주변을 두리번거리기만 반복했습니다. 그런 저를 보며 그 친구가 한소리 하더군요. 뭐하냐고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니 카페 앞 풍경이 예뻐서 잠깐 보고 있었어. 아니 근데 카페도 예쁘다. 얼른 들어가 보자."

- 두 번째 거짓말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보셨나요? 요근래 시청순위 1등을 달리고 있는 영화니 들어보신 적은 다들 있으실 겁니다. 그 영화에서 전도연 딸이 전도연에게 실은 여자를 좋아한다고 고백하더군요. 그러자 전도연은 네가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되묻습니다. 순간 영화를 멈추고 인터넷 검색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고 레즈'라고 검색을 하니 다양한 결과들이 뜨더군요. 그 중에 '스레딕'이라는 여초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게 되었고 그곳에서 생각보다 어린 레즈 커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 사실 영화를 도중에 멈추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멈추고 검색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얼마 전 저에게 어떤 여고생이 비슷한 고민상담을 했던 내용이 떠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자신이 사귀고 있는 사람이 여자고 그 아이가 없다면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사랑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가족을 잃고 힘들어하는 것을 듣다 위로 차원에서 한 말이 그 아이에게 상처를 주었고 친구로 지내자는 말을 듣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묻더군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사랑은 정의내릴 수 없는거야. 상대랑 같이 추구해 나가는거지. 그러니까 너무 감정에 매여 스스로를 망치지마. 자기를 사랑할 줄 알아야 하고 그러니까 멋있어져야 해."

- 세 번째 거짓말
올해는 봄이 평소보다 짧다는 이야기가 뉴스에서 종종 들려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집 앞에 있는 몇 그루의 벚꽃나무가 초록빛으로 변해가는 것이 보이더군요. 그래서 주변의 벚꽃명소를 찾아보았습니다.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어 걸어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만약 세상에 벚꽃이 없었다면, 봄을 보내는 마음이란 얼마나 평안했을 것인가'라고 어떤 시인이 했던 말이 있습니다. 매번 이 맘때만 되면 주변에서 어찌 재촉을 해대던지, 만개한 벚꽃 풍경보다 이 말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도착한 곳에는 이미 벚꽃잎이 거의 다 떨어져 있었습니다. 벚꽃구경을 위해서 머리를 드는 것이 아니라 머리를 숙여야 할 정도였습니다. 바닥에는 벚꽃잎이 수북이 쌓여있어 말 그대로 누워도 푹신한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이상하게 기분이 좋더군요. 일제 강점기까진 들먹이지 않더라도 마치 알고리즘에 입력된 명령처럼 구경해야만 했던 벚꽃들이 바닥에 쌓여있는 것을 보니 일종의 정복감마저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이 근처에 괜찮은 독립서점이 있고 그 앞에 힙한 카페가 있다는 지인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지도에 카페를 검색해봤는데 뜨지 않아 속이는 거 아니냐고까지 되묻기까지 했던 기억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독립서점 앞에 다다르자 카페의 간판이 보였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으나 일부러 상호명을 인터넷에 등록해놓지 않았다는 글귀가 적혀있었습니다. 문이 닫혀있는 것을 보니 마음대로 운영하고 싶어서 그런가 라는 생각이 들긴했지만요. 독립서점에서도 커피를 팔길래 들어갔는데 서점주인분이 어쩌다 오셨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벚꽃구경왔는데 거의 다 떨어졌더라구요. 그래서 아쉬워서 돌아다니다 들르게 됐네요."

- 그리고 진실
그래서 오늘은 다시 만우절입니다. 오늘 제가 뱉을 말에 대해 드디어 얘기해보려 합니다. 막상 말하려 하니 예전 만우절 날 친구에게 했던 장난이 생각나는군요. 그 친구는 평소에 유별난 사랑꾼으로 명성이 자자했습니다. 단순한 질투심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그 유별남이 싫어서 한번 골탕을 먹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는 그 친구 책상에 만우절 한참 전부터 먹을 것과 여자 글씨의 쪽지를 놓는 사전작업까지 결행하였습니다. 그 친구는 그 것들을 받는 족족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리더군요. 그리고 만우절이 되었습니다. 저는 그 친구의 책상에 이번이 마지막 마음의 표시라며 얼굴을 볼 용기가 생겼고 도서관 몇 번 자리에 있을 테니 관심이 있으면 와달라는 내용이 적힌 쪽지를 두었습니다. 그리고는 그 좌석의 반대편 자리에 엎드려 숨어 있었습니다. 맞은편 자리로 누군가 오는 소리가 들렸고 저는 누군지 확인하기 위해 살며시 고개를 칸막이 위로 내밀었습니다. 그 친구의 분노와 당황이 담긴 눈동자가 정확히 제 눈을 응시하고 있더군요. 저는 진실에 눈동자가 달려 있다면 바로 그러한 모양새를 띄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분명 그 순간 했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글쓴 의도>
거짓말의 목적은 그 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들키지 않는데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모든 완성된 거짓말은 진실에 속하겠죠. 만우절의 목적은 그 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밝히는 데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만우절은 유일하게 진실을 말하는 것이 허가되는 날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왜 그런 날까지 만들어야 할까. 사실 진실이라는 것은 삶을 살아가기에 방해물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고통과 상처를 주고 당황과 분노를 일으키는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진실을 위트있게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것. 그 것이 우리가 만우절 날 하는 고민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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